<추천컨텐츠> 기브 뎀 - 사라진 자들의 비밀
writer : 관리자 date : 22.07.22 views : 1586

...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노인이 삶을 마감한다. 하지만 곧 다시 살아나고 그 이후로 벌어지는 사건은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처럼 아빠가 점점 젊어지고 어려지는 것이다. 이것을 지켜보는 중년의 아들딸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아빠가 쓰는 이상한 언어로 인해 소통은 안 되지만 쓰면 바로 사라지는 ‘시간이 없다’라는 글귀는 무언가 절박함을 느끼게 한다. 판타지 미스터리, 영화가 끝나갈 무렵 비로소 풀리는 상황들에 집중이 풀리며 살아있는 자로서의 미안함과 슬픔이 스민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나의 생명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었음에서 오는 고마움도 함께.

영화는 낙태에 대한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윤리적 잣대도 없다.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멈추어버린 인생들을 바라보게 할 뿐이다. 아이로서 청년으로서 누군가의 아빠로서 가질 기회가 사라지고 그로 인해 모든 관계가 사라진 세상을 보여준다.

많은 낙태 관련 영화를 보았지만 이처럼 접근한 영화는 처음이었다. 사실 태어나지 못한 사람이 가질 수 있었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세상이 살아남은 자들만의 리그인 양 무심히 한편만 바라본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하나로 끝나지 않고, 많은 이와 연관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상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사는 것에 밀려 함께 사는 삶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았다.

영화가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평범한 일상,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라는 관계 속에 살아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없게 살면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서도 주어진 생명을 받아들이며 살아냈던 옛 어른들의 마음씀이 고맙다.

모든 생명을 하늘의 뜻으로 바라보고 순응한 덕분에 지금의 세상이 있고 우리가 있고,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 곁에 있다는 데 생각이 머문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1670호 영화의 향기 with CaFF]


 


 

영화 바로보기│ https://youtu.be/mfa2GPvKR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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